e논산신문 : 논산딸기축제 첫 시험대 ‘불발’

개혁과 변화라는 새로운 시도 속에 민선5기 처음으로 개최된 예스민 논산딸기축제가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긴 채 성료 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에 걸쳐 논산하상둔치에서 치러진 2011 예스민 논산딸기축제는 그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인파가 몰려 명실상부한 지역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전날 갑자기 내린 비로 행사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천재지변 이라고는 하지만 공무원들이 바가지로 물을 퍼내고, 행사 도중 수많은 인파속에 굴삭기로 진흙을 퍼 담는 위험천만한 모습은 왠지 운영상의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수년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가꿔놓은 하상 잔디 공원을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걷어내는 모습은 시행착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탁상행정의 표본이 아닌가 싶다.

어쩔 수 없는 최선의 방법 이었다고는 하지만 우천에 대비한 운영상의 묘로 보기에는 논산시민들의 손해가 너무 크지 않나 싶다.

비가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미리 부스를 채우지 않고 비온 당일 트럭으로 진흙땅을 망쳐가면서 부스를 채운 입점자들과 이런 관리를 미처 대비하지 못한 관계기관이 천재지변 이라는 이유만 내세운다면 모든 잘못은 하늘에 있는 듯 보인다.

결국 첫날 행사는 줄줄이 미뤄지고 시민의 건강과 번영을 기원하는 주요행사인 떡 길게 뽑기는 진흙 속에 휘청대며 시작한지 몇 십초 만에 끊어져 나가고... 어차피 파낼 거면 일찍이나 파내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오전 내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볼거리, 먹을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평 또한 귀담아 들어야할 대목이다.

논산시는 이번 축제에 바가지요금을 근절 하고 지역 향토식당들의 수익창출을 위해 야시장을 없애고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없애기만 했을 뿐 이에 버금가는 대체 주차시설 마련은 전무하고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위한 프로그램은 없었으며, 향토식당 또한 보이지도 않는 외진 곳에 배치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추최 측 추산 80만 명의 관광객들이 편하게 주차하고 먹고 보기에 충분한 시설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결국 저렴하고 위생적인 식단으로 야시장에서 불러들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것이 향토업체로서도 훨씬 이득이 아니었겠냐는 뒤늦은 시행착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논산딸기 축제의 명성은 그야말로 전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이런 명성에 걸맞는 행사를 준비하기위해 추진위와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은 것도 사실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틀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말 치밀하게 행사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전에 축제가 끝난 후 수년간 가꾸고 관리해왔던 우리의 쉼터인 하상공원이 하루아침에 쓰나미를 맞은 듯 황폐해진 모습을 보며 축제를 통해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더 많지는 않은지 되짚어 보는 현명한 행정을 기대해 본다.
<e논산신문 편집인 길현율>

<야시장은 폐지했지만 행사장 입구는 외지 상인들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