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지산신협 상임이사장 선거가 선거를 하루 앞둔 23일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말 있을 수 도 있어서도 안 되는 초등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한 선거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오는 6월 24일 11시부터 논산문화예술회관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상임이사장 선거는 선거를 처음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터의 불미스러운 잡음 등으로 순탄치 못한 행보를 거듭해 왔다.
이에 신협 자체 선관위는 23일 9시 30분경 각 후보에게 선거를 전면 취소한다는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 했다.
취소 이유는 한 가구에 여러 명의 선거인이 있음에도 세대주 한사람에게만 선거관련 서류가 발송되는가하면 500여명이상의 조합원이 선거인 명부에 누락됐다는 것.
이 문제에 대해 항의한 후보 측도 업무를 집행한 신협 관계자 측도 분명 이유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면 무산 결정에 조합원은 물론 시민 대부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우선 이미 명단 부분에 대한 실수가 발견 됐음에도 후보자들 모두 선거운동을 지속한 뒤 굳이 선거를 반나절 앞둔 시점에서 다급히 무산시킨 이유는 한쪽 후보의 강한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를 강행할 경우 결과 이후 이를 빌미로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집행부의 책임을 물을 것에 대한 부담감이 집행부의 이 같은 결정을 뒷받침 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이 조합원들의 피해와 혼란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태에서 아주 쉽게 집행부의 문자 메시지 한통으로 마무리 됐다는 것이다.
선거 취소에 대한 전화나 문자 외에는 별 다른 통보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영문도 모른 채 당일 투표장에 나와 불만을 토로할 조합원들의 모습이 불 보듯 훤하다.
어느 누가 됐건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책임은 져야만 할 것이다.
조합원과 시민들은 안중에 없이 주먹구구식 선거를 치르려 했던 집행부와 정당 선거보다 더 정치색을 띤 선거운동으로 ‘불리하면 판을 깨자’라는 사고를 가진 이 들이 어떻게 서민 금융의 대표자로 군림하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한 지역 민심 또한 흉흉하다.
취소 통보 당일 밤 지역 모 기자가 화지산신협 본점에서 항의 끝에 그야말로 난투극(?)까지 벌어졌다는 목격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며 시의원과 정치인들까지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선거야 다시 재정비해서 치루면 되겠지만 한번 무너진 믿음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또 다시 치러진다 하더라도 정정 당당히 결과에 승복이나 할 수 있을지…….
화지산신협의 첫 조합원 투표는 정치인을 뽑는 것도 행정가를 뽑는 선거도 아니다.
단지 서민들의 피와 살 같은 소중한 재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금융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다.
승패를 떠난 깨끗하고 소박한 선거로 어려운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지역 대표 금융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논산신문 편집인 길현율>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8:4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