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동에 거주하는 KT직원 전 모 씨가 업무 중 숨진 채 발견돼 지역 사회에 충격과 함께 사고 처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KT충청유선네트워크운용단(NSC) 대전네트워크서비스센터 논산운용팀에서 일하던 전 모(50)씨가 논산 부적면에 위치한 국사 내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전 모 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국사의 냉방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점검을 나간 뒤 오후 3시 20분경 회사와 통화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
연락이 두절되자 회사직원들과 경찰이 수색에 나서 결국 이 날 오후 11시 50분경 국사 내에 숨져있는 전 모 씨를 사망 추정 8시간 만에 발견했다.
발견 당시 특별한 외상이나 감전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국사 내에 타인이 출입한 흔적이 없었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돌연사로 추정, 지난 7일 부검이 진행됐으며 검안서 상 허혈성 심장질환을 사망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이번 사고가 회사의 관리부실로 일어난 것이 확실함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산재 처리에 대해서도 외면해 고인의 업무 중 순직을 단순한 지병에 의한 사망으로 돌리려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우선 유가족들은 고인이 2인 1조가 아닌 혼자서 외진 국사 내 냉방기 수리를 하러 갔고, 8명이 맡았던 일이 2명으로 축소돼 극심한 스트레스와 육체적 무리를 받아온 점, 사망 8시간이나 지나서야 발견 된 점 등을 관리부실 이유로 들었다.
특히 유가족들은 주위 관계자들로부터 올해 14명의 KT직원 사망자 중 단한명도 산재가 인정된 적이 없는 만큼 이번 사고를 두고 회사 측은 절대 과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었다며 발인 자체도 거부한 채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유족들은 KT직원이라는 이름만 내건 채 유선네트워크운용단 이라는 부설 조직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무엇보다 개인별 평가에서 항시 우수한 평가를 받아오던 전 씨가 팀별 성과로 바뀐 뒤 저조한 성적으로 우선 명퇴 대상자일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왔다고도 유족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기존 8명에서 2명으로 인원을 줄인 상태에서 금산까지 업무를 보는 과정에서의 부담감도 컸으며 실제로 사고 당시에도 2인이 국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과중한 업무로 1명은 금산으로 갈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망한 전 씨의 동생은 “전기계통의 위험한 업무는 대부분 2인 1조로 근무하는데, KT는 그러한 것에 규정을 마련해 두지도 않고 일을 시키고 있다”며 “그날 최소한 두 명 이 일을 하러 나갔다면 최소한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전 씨는 “국사의 냉방장치를 수리하러 간 것이 확실한데도 회사가 8시간이나 지나서야 시체를 발견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부적면 국사의 냉방기가 고쳐지지 않은 것이 자동으로 감지되고 직원이 귀사하지 않았으면 회사가 당연히 사고여부를 즉시 확인했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KT본사 홍보팀 담당자는 “이번 사고를 은폐하거나 회사 측 과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 한 적은 없다”며 “부검 결과가 나온 이후 정확한 조사를 토대로 진행 돼야 하기에 현재로선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족들이 오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 KT논산지사는 “전 씨가 분명한 KT직원이기는 하지만 고객관리만 하고 있는 지사와는 다른 형태로 운영되는 유선네트워크운용단에 속해 있어 실질적으로 지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전 씨의 부검 결과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며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 유력해 업무상 순직이 가능해 보이는 가운데 KT충청유선네트워크운용단 관계자는 10일 유족 측에게 산재에 대한 수순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길현율 기자>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8:47:11
